오늘은 씩씩 2012/05/18 19:42 by cabinet no 25



*
거짓말처럼 말끔해진 것은 아니지만 많이 괜찮아졌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어쩐지 오늘 날씨가 좋아서 인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오늘은 기분이 괜찮다.


*
위로받고 싶었었다.
모두가 적어도 그랬구나-라고 했다.
그래서 어제 또 다른 친구에게 투정을 부렸다.
그렇지만 투정도 상대를 봐가면서, 덕분에 더더욱 기분이 상하고 말았다.


*
어제 선배와 나누던 대화는 진심이었다.
나는 그들이 두려워지기도, 불편해지기도 했다.
그 자리에 나가지 않겠다는 다짐은 지켜지지 않을게 뻔하지만
털어놓고 나니 한결 후련하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이 든든하다.


*
나는 되는데 너는 안돼.
왜 너는 되는데 나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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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는 만나야할 사람도 해야할일도, 무려 시험까지 있지만
모두 신경쓰이지 않는다.
만나야할 사람들은 필수가 아니니까 별로 만나고 싶지 않고 안만날거고 
시험과 해야할일은 필수니까 그냥 하면 되는거, 간단히 생각하니 편하다.


*
컴퓨터가 어려운 선배님을 조금 도와드렸더니 떡도 나눠주시고 홍삼양갱도 주셨다.
홍삼양갱에서는 인삼껌 냄새가 났다.
양갱, 약과 이런거 좋아하는 나는 인삼껌 냄새나는 양갱을 달게 쓰게 먹었다.


*
내내 생각한건데,
아직인가보다. 하지만 이 역시 시간이 해결해줄거라고 굳게 믿는다.



Y * 괜찮아지겠지 2012/05/17 09:57 by cabinet no 25




뭔가 글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해서
썼다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하루도 안돼 지워버렸다.
머릿속이 복잡한게 하고싶은말은 많은 것 같은데
마땅히 할수있는 말이 없다.

그래도 금방 또 괜찮아지겠지.
그러니, 조금 기다리면 되겠지,

그 뿐.


원래 그런 것이라 했고,
헷갈리지 말라했고,
쓸모없는 것이라 했다.

나눴던 대화,
남겨진 문자를 계속해서 곱씹으며

원래 그런거지,
헷갈리지 말아야지,
쓸모없는거야. 라고 되뇌였다.


처음에는 네가 딱하고 안쓰러웠다가
곧 내가 딱하고 안쓰러워졌다.




그의 울먹임이 맴돈다.

K * 울고싶다. 2012/05/14 20:35 by cabinet no 25





내가 살아온 것은 거의 기적적이었다.
오랫동안 나는 곰팡이 피어
나는 어둡고 축축한 세계에서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질서

속에서, 텅 빈 희망속에서
어찌 스스로의 일생을 예언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분주히
몇몇 안되는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기능을
넘겨보며 서표를 꽂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너무 쉽게 살았다고말한다.
좀 더 두꺼운 추억이 필요하다는

사실, 완전을 위해서라면 두께가
문제겠는가? 나는 여러 번 장소를 옮기며 살았지만
죽음은 생각도 못했다,
나의 경력은출생뿐이었으므로,
왜냐하면 두려움이 나의 속성이며
미래가 나의 과거이므로
나는 존재하는 것,
그러므로
용기란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보라

나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꿈꾸어야 한다,
단 한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 오래된서적, 기형도



울고싶다.
내 안에는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불안정한 것들이 너무 많다.
아무렇지 않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난 아무렇지 않은 척이 힘들다.


K * 그로칼랭 2012/04/26 21:52 by cabinet no 25





"귀찮게 굴지마! 당신 볼일이나 보라고!"
그러더니 지팡이를 들고 혼자 길을 건넜다.
다음날, 그 사람이 친구들에게 내 험담을 했는지 나와 함께 가려는 맹인이 하나도 없었다.
그들에게 자존심이 있다는 것은 잘 알지만,
왜 다른 사람들이 살 수 있게 좀 도와주지 않은 걸까?
불가능의 끝이 어떤 형태일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현 상태에서는 애무가 부족하다.
한편 소련 학자들은 우주 저편에 인류가 존재하며 우리에게 전파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ㅡ 관계의 어려움,
여러의미로 읽기가 조금 힘든 소설.
아직도 중반 정도에서 머물러 있다.

지구는 이리저리 둘러봐도 아무래도 외롭고,
열렬한 포옹으로 위로해 줄 누군가를 찾는 일은 어렵다.


( 덧붙여 뜬금없지만 저 부분을 읽고 어디선가 읽었던,
만약 세상의 유에프오가 모두 거짓이라는게 과학적으로
명백히 밝혀진다면, 지구 위의 인간들은 모두들 약간씩은 더 외로워질 것이다.라는 구절이 생각났다.
인간의 외로움은 어디까지 이어지는 것일까. )


K *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2012/04/26 21:26 by cabinet no 25





겨울 동안 너는 다정했었다.
눈의 흰 손이 우리의 잠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따뜻한 땅속을 떠돌 동안엔

봄이 오고 너는 갔다.
라일락꽃이 귀신처럼 피어나고
먼 곳에서도 너는 웃지 않았다.
자주 너의 눈빛이 셀로판지 구겨지는 소리를 냈고
너의 목소리가 쇠꼬챙이처럼 나를 찔렀고
그래, 나는 소리 없이 오래 찔렸다.

찔린 몸으로 지렁이처럼 기어서라도,
가고 싶다 네가 있는 곳으로,
너의 따뜻한 불빛 안으로 숨어들어가
다시 한번 최후로 찔리면서
한없이 오래 죽고 싶다

그리고 지금, 주인 없는 해진 신발마냥
내가 빈 벌판을 헤맬 때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눈 덮인 꿈속을 떠돌던
몇 세기 전의 겨울을,


ㅡ 최승자 시인의 시가 더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그의 생과 꼭 닮은 모습 때문이다.
시를 읽을 때면 뼈마디가 온통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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